주담대로 5억짜리 집을 산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
4%의 룰 적용하여 5억의 현금흐름을 생각해보자.
금리를 공부하다가 무릎을 탁 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목돈이라는 큰 에너지원은 전류와 같이 자잘 자잘하고 미세한 현금흐름을 유발하는데, 그 에너지가 크면 클수록 현금흐름도 함께 커진다는 것을 말이다.
이 때문에, 집주인은 자기 집에 세입자를 들이고, 전세금을 받아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목돈과 현금흐름과의 관계는 바로 '금리'가 결정한다. 이 금리는 보통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의 수치이다. 이것을 보통 4%로 잡는다. 적당히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 놓았을 때 적용되는 금리라고 이해하면 쉽다. 사실 은행 예적금은 안전한 자산인데 금리가 낮은 이유는 중간에 예대마진을 남겨야 하는 이유와 함께, 예금자 보험료 등이 추가로 붙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Risk가 아예 없는 대신에 그 보험료로 내가 받을 이자를 깎아먹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만일 보증이 없이 일반적인 채권, 우량 주식 등에 적절히 분산 투자한다면 4% 금리를 지키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수익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는 채권금리나 배당률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5억짜리 집을 샀을 때 4% 룰을 적용해서 계산을 해보자.
내가 5억으로 집을 사지 않았다면, 연간 2000만 원의 현금흐름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월로 따지면 166만 원이다.
집을 샀기 때문에 월 166만 원이라는 현금흐름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을 놓친 것이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것은 5억이라는 현금자산이 있을 때, 이것을 굴리지 않고 집을 샀을 때 발생하는 비용이며, 대출을 껴서 샀다면 이야기가 아예 달라진다.
얼마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 샀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은행 대출은 뼈대 금리에 가산금리가 추가로 붙기 때문에 166만 원에 플러스알파가 된다. 가산금리가 보통 적어도 2%이기 때문에 200만 원을 훨씬 웃도는 돈이 바로 내가 사는 집의 월세가 된다. 이렇듯 목돈을 월 현금흐름으로 전환하여 사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주담대를 받아 집을 사기 때문에 월 현금흐름 200만 원을 잡아보자. 그렇다는 것은, 200/30, 즉 하루에 6만 6천 원이 나오며, 이 돈은 하루에 당신이 집에서 사는데 필요한 비용이다.
하루에 6만6천원, 큰 돈일 수도 있고 작은 돈일 수도 있다. 당신이 연봉을 받는 연봉제 근로자라고 할 지라도 일급으로 환산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만일 당신의 일 급 중에서 주거비용으로 빠지는 6만 6천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서 생각을 해보자.
5억짜리 집에서 생활 하는 것이 하루에 6만 6천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비싸다고 생각하면 팔아야 한다.
부동산은 계속 오르지 않느냐고 반문한다면, 그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이라는 신흥국 시장의 수요자는 점점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줄면 가격은 떨어진다. 이것은 경제의 기본 원리이다.
수도권이 미친듯이 오르면, 지방은 지자체에서 인구이탈을 막기 위해 미분양 주택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지원금을 빵빵하게 주며, 돈이라도 줄 테니 제발 들어오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수도권과 지방의 기회비용 격차가 현저히 커지면서 수도권으로부터의 이탈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재택근무의 수요 증가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시킬 것이다. 집에서 일하면 되는 데, 수도권에 살 필요가 있는가 싶은 것이다.
좋든 싫든, 시간이 지나면, 서울과 지방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다. 만일 균형이 맞춰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 대한민국 전체가 위태해 지므로, 부동산은 고사하고 금융시장 전체가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민국은 아직도 신흥국(Emerging Market)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제도개선을 하여, 부동산 가격이 골고루 오르는 나라를 만들지 않으면 조금씩 조금씩 위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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